원불교를 창교한 소태산 대종사의 법문을 가장 많이 받들어 기록한 제자 이공주(李共珠)가 하루는 기쁜 표정을 지으며 고하였습니다.
“제자 전에 이웃집 가난한 사람에게 약간의 보시를 하였더니 그후로 저의 집일에 몸을 아끼지 아니하오니 복은 지을 것이고 지으면 받는 것이 그처럼 역력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소태산 대종사 말씀하셨다.
“그대가 복을 지으면 받아지는 이치는 알았으나 잘못하면 그 복이 죄로 화하는 이치도 아는가.”
“복이 어찌 죄로 변할 수 있습니까?”
“지어 놓은 그 복이 죄가 되는 것이 아니라 복을 지은 그 마음이 죄를 짓는 마음으로 변하기도 한다. 보통 사람들은 남에게 약간의 은혜를 베풀어 놓고 그 상(相)을 놓지 못하므로 저 은혜 입은 사람이 혹 그 은혜를 몰라주거나 배은망덕(背恩忘德)을 할 때에는 그 미워하고 원망하는 마음이 몇 배나 더하여 지극히 사랑하는 데에서 도리어 지극한 미움을 일어 내고, 작은 은혜로 도리어 큰 원수를 맺으므로, 선을 닦는다는 것이 그 선을 믿을 수 없고 복을 짓는다는 것이 죄를 만드는 수가 허다하다. 이 도리를 알고 이 마음을 응용하여야 은혜가 영원한 은혜가 되고 복이 영원한 복이 될 것이다.”
말씀 중에 상(相)이란 복을 짓거나 선행을 하고 다른 사람이 알아주기를 은근히 바라며 생색을 낸다는 뜻입니다.
이 말씀을 잘 받들어 실행하여 늘 좋은 인연만을 만들어 가는 학생들이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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