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치하에 있던 시절, 원불교를 창립하신 소태산 대종사께서 어느 때 한 제자를 데리고 서울행 기차에 타셨습니다.
차 속은 무척 어수선하였고 한국인들의 모습은 가난과 압제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간혹 눈에 뜨이는 일본인들은 온 몸에 기름기가 흐르고 있었습니다.
기차가 대전 역을 지나 서울을 향해 달리는데 대종사는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로 가셨습니다.
그런데 대종사는 화장실에서 오래도록 나오지 않으셨습니다.
수행하던 제자가 무슨 일인가 싶어 화장실로 가 보았습니다.
그 때 마침 대종사께서 화장실 문을 열고 나오셨습니다.
“대종사님 무슨 일로 그렇게 오래 계셨나요.”
“응 , 화장실 청소 좀 하느라고 그랬다.”
“아니, 대종사님께서 화장실 청소를 다 하시다니요.”
“사실은 화장실에 가 보니 너무 더럽더라. 일본인들이 볼 때, 한국인들은 화장실도 깨끗하게 사용할 줄 몰라서 나라조차 빼앗기는 열등 민족이라 멸시할 것 같았다. 우리 민족이 이렇게 역경에 놓여 있을수록 스스로 민족의 긍지를 지키고 명예를 손상시키는 일이 없어야 하지 않겠느냐.”라고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한 나라가 독립을 하는데는 한두 사람만의 힘으로 되지 않습니다. 무력으로 맞서는 사람만 있어도 안됩니다.
이렇게 작은 부분에서부터 우리 민족의 정신이 올바르게 설 수 있도록 앞서서 실행하는 정신적 선각자가 있어야 합니다.
나라 뿐 아니라, 우리가 속해 있는 가정이나 학교도 마찬가지이지요.
오직 나만을 위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은 자기 자신은 혹 풍요롭게 살 수 있을지 모르나 그의 마음은 참 가난합니다.
이 세상은 알고 보면 나 혼자서만 살 수 없습니다.
우리는 하루를 살면서 눈에 보이게 또는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늘 은혜를 입고 살고 있습니다.
그 은혜를 갚는 일이란 바로 ‘나’라는 울타리를 넘어서서 큰마음으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내 것과 네 것, 내 일과 네 일을 따지는 사람은 평생을 두고 살아도 자기 일 밖에 못합니다.
그것을 지키기 위해 때로는 싸우기도 해야 합니다.
내 것이 곧 네 것이 될 수 있고, 네 일이 곧 내 일이 되는 줄 알고 또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은 항시 마음이 여유롭고 생각이 깊고 넓어서 많은 이들의 존경을 받고 사는 것이지요.
마음을 넓게 가지고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도덕교육원장 나상호 합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