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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할 수 있어
나도 할 수 있어
도덕교육원2018-04-19

우체통 앞에서 어린아이가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습니다. 아이의 손에는 서투른 글씨로 씌어진 편지 봉투가 들려 있었습니다. 손이 우체통 투입구에 닿지 않아 그러고 있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아이의 귀여운 모습을 보며 웃고 있을 뿐, 도와주지 않고 있었습니다. 아이도 처음에는 재미있어라 하며 자꾸만 해보려고 애쓰더니 마침내 지친 표정을 지었습니다.
마침 거리를 청소하는 청소부가 우체통 부근에 이르렀습니다. 아이의 모습을 본 청소부는 일을 멈추고 아이에게 다가갔습니다. 아이가 청소부에게 편지를 내밀었습니다. 대신 넣어 달라는 뜻이었겠지요.
그러나 청소부는 고개를 저으며 흙먼지가 묻은 손을 털더니 이내 아이를 우체통 투입구 가까이로 번쩍 안아 올렸습니다.
아이가 편지를 넣고 나더니 울음보를 터뜨리고 말았습니다. 청소부가 웃으며 아이를 달랬습니다.
그 때 아이를 지켜보던 사람 중 한 여인이 퉁명스럽게 말했습니다.
“그냥 편지를 받아 넣어 주시지 그러셨어요? 여기 좀 보세요. 아이 옷이 더러워졌어요.”
청소부가 말했습니다.
“제가 편지를 대신 넣어 주면 이 아이는 우체통에 다시 오지 않습니다. 그리고 어쩌면 다시는 편지를 쓰지 않을 수도 있을 거예요. 앞으로는 부인께서 직접 안아 주시면 어떻겠습니까? 저 아이가 스스로 넣을 수 있도록 자랄 때까지만 말입니다.”

‘눈 높이’ 라는 말이 있지요. 아이의 눈 높이, 즉 아이의 입장에서 이해하고 대화를 나눈다는 뜻이지요.
세상을 살아온 경험이 많은 어른이 세상 물정을 모르는 아이의 입장을 끝까지 이해하고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도록 까지 도와주며 기다리기란 대단한 인내가 필요하지요. 사랑하는 마음, 자비로운 마음이 없으면 힘든 일이니까요.
이런 이치가 어른과 아이 사이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은 모든 면에서 다 능력을 갖고 태어날 수는 없지요. 때로는 내가 갖고 있는 특별한 능력이 다른 사람에게는 없을 수도 있고 그 반대인 경우도 있지요. 저 사람이 나보다 못한다고 책망하며 잘 가르쳐 주지 않으면 그 관계는 원만하지 못하겠지요. 진정으로 내 친구와 가족과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을 갖고 있는 사람의 마음에는 먼저 그 사람의 입장(눈 높이)에서 그를 이해하고 다음에는 그 사람이 원하는 바를 이룰 때까지 참고 기다리는 마음이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고통이 따르겠지만 머지 않아 이루고 보면 그 고통은 햇볕에 봄눈 녹듯 할 것입니다.